401(k) 긴급 인출 역대 최고…생활비 압박 반영
- 3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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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예상치 못한 생활비나 의료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은퇴연금 계좌인 401(k)에서 돈을 꺼내 쓰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긴급 인출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해 많은 가정이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인들이 은퇴자금으로 마련해 둔 401(k) 계좌를 긴급 생활비 해결에 사용하는 사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금융서비스 회사 뱅가드(Vanguard)가 발표한 ‘2026 미국 저축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뱅가드 401(k) 가입자 가운데 6%가 이른바 ‘긴급 인출’, 즉 하드십 인출(hardship withdrawal)을 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4년의 5%보다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하드십 인출은 국세청(IRS)이 허용하는 제도로, 의료비 지출이나 주택 압류 또는 퇴거를 막기 위한 비용 등 특정한 재정적 위기 상황에서만 은퇴계좌에서 돈을 꺼낼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뱅가드의 확정기여연금 연구 책임자 제프 클라크는 최근 미국 가계가 예상치 못한 비용에 직면하면서 은퇴자금이 사실상 긴급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자동가입 제도가 확대되면서 더 많은 근로자가 401(k)에 가입하고, 저축률도 높아지면서 계좌 잔액 자체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평균 401(k) 계좌 잔액은 약 16만8천 달러로, 주식시장 상승 영향 등에 힘입어 전년보다 13% 증가했습니다.
의회도 최근 몇 년 사이 긴급 인출 요건을 일부 완화했습니다.
2022년 제정된 법에 따라 가정폭력 피해자나 연방 정부가 선포한 재난 피해자도 계좌 인출이 가능해졌고, 3년에 한 번씩 최대 1천 달러까지는 벌금 없이 인출할 수 있도록 허용됐습니다.
지난해 401(k) 긴급 인출의 중간 금액은 1천9백 달러였습니다.
인출 사유를 보면 주택 압류나 퇴거를 피하기 위한 경우가 36%로 가장 많았고, 의료비가 31%, 학비 13%, 주택 수리 11% 순이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동시에 미국인의 노후 대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현실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립은퇴보장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Retirement Security)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 연령대 미국인의 은퇴 저축 중간 금액은 약 1천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미국은퇴자협회(AARP) 조사에서는 은퇴자 가운데 약 7%가 생활비 부담 때문에 은퇴 이후 다시 일터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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