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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스쿨버스 지연, 7년 만에 최악 수준… 발달장애 학생 피해 가장 커

뉴욕시 공립학교의 스쿨버스 지연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평균 지연 시간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특히 특수교육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손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시의 스쿨버스 지연 문제가 해마다 악화되고 있는가운데, 그 여파가 가장 심각하게 미치는 대상은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루클린의 ‘리그 스쿨'에 다니는 3학년생 레베카 커민스는 소셜 스터디, 아트, 리딩 등 모든 과목을 좋아하지만, 버스가 제때 오지 않아 가장 좋아하는 첫 교시 리딩 수업을 자주 놓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학생의 할머니는 “손녀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서 일정이 조금만 어긋나도 하루 전체가 흔들린다”며 “요즘은 버스가 너무 자주 늦어 직접 우버를 부르는 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뉴욕시의회 자료에 따르면 작년 전체 지연 건수는 다소 줄었지만, 버스 한 대당 평균 지연 시간은 41분으로 지난 7년 중 가장 길었습니다.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관은 7월 에릭 아담스 시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1시간 이상 지연된 경우는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해 초반에는 평균 지연 시간은 다소 감소 추세지만, 전체 지연 건수는 오히려 약간 증가한 것으로 시 교육청 자료는 나타내고 있습니다. 커민스는 “올해는 특히 심각하다”며 “개학 첫 2주 동안 다섯 번이나 버스가 아예 오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같은 스쿨버스 지연 문제에 대해 멜리사 아빌레스-라모스 뉴욕시 교육감은 “버스 운영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며, 부모들의 불만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이 상황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교육청 관계자도 “출퇴근 교통 혼잡, 자전거 전용도로 확충, 이동 거리 증가 등 복합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육청은 현재 학생이 버스에 승하차할 때 ‘배지(badge)’를 스캔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실제 운행 데이터를 더 정확히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시의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보고된 지연 중 약 75%가 특수교육 학생과 관련된 노선에서 발생했습니다. 11세 딸이 특수학교에 다니는 아프라 모하메드는 “9월 한 달 동안 딸이 학교에 두 번밖에 가지 못했다”며 “교육청이 버스 노선을 배정하지 않아 거의 한 달을 결석했다”고 말했습니다.


교육청은 임시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모하메드는 “서비스가 너무 불안정해 믿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10월 초가 되어서야 정식 노선이 배정됐지만, 여전히 장시간 지연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랜더 감사관은 또 “뉴욕시가 46년째 동일한 버스 운송업체 계약을 갱신만 해오고 있다”며 비효율적인 구조를 비판했습니다. 시의회 일부 의원들도 “입찰 제도를 새로 도입하면 서비스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버스 기사들의 고용 보호를 위한 주 법안 통과를 먼저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뉴욕시 교육청은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 기반 개선책을 마련 중이라며, 학부모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학부모들은 “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라며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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