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뉴욕주 최고법원, ‘영재학교 입시 인종차별’ 소송 기각

뉴욕시 공립학교의 ‘영재반(Gifted & Talented)’ 입시 제도가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흑인·라틴계 학생들이 제기한 인종차별 소송이 뉴욕주 최고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원고 측이 ‘기본적인 교육권 침해’와 ‘차별 의도’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소식 손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주 알바니의 항소법원은 23일 뉴욕시 영재학교 입시 제도가 흑인과 라틴계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집단소송을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학생들이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으며, 입시 제도에 인종적 차별 의도가 있었다는 주장 또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하급심에서 소송 재개를 허용했던 항소심 판결은 뒤집혔습니다.


이 사건은 2021년 제기됐으며, 원고 측은 유치원부터 실시되는 영재반 선발 과정이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사교육을 받을 여건이 있는 백인·아시아계 학생들이 조기 테스트와 면접을 통해 선발되고, 흑인·라틴계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일반학교에 남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송은 뉴욕시의 영재반 제도가 결과적으로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이 명문학교로 진학하는 통로가 되는 반면, 흑인과 라틴계 학생들은 열악한 학교에 머물게 만드는 구조적 불평등을 고착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수의견을 낸 법원은 “주장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며, 영재반 입시정책과 비선발학교의 열악한 환경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제니 리베라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이번 소송은 뉴욕시 공교육 시스템의 구조적 불평등을 정면으로 고발하는 문제 제기”라며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교육 격차와 분리 구조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소송 원고에는 청소년 인권단체 ‘IntegrateNYC’와 학부모 단체, 현직 및 전직 공립학교 학생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뉴욕시 공립학교는 약 90만 명이 재학 중으로, 미국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지만 동시에 가장 인종적으로 분리된 교육 시스템 중 하나로 꼽힙니다. UCLA 시민권 프로젝트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흑인 학생의 90%, 라틴계 학생의 84%가 비백인 학생이 대다수인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뉴욕시의 특목고 입시 역시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올해 특목고 입시에서는 흑인 학생이 전체 입학 허가자의 3%, 라틴계 학생이 7%에 그친 반면, 두 그룹은 전체 학생의 각각 20%와 4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판결은 뉴욕시장 선거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민주당 후보 조흐란 맘다니(Zohran Mamdani)는 초등학교 단계의 영재반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뉴욕 하수에서 고감염성 노로바이러스 검출…이번 겨울 재확산 우려

지난 겨울 뉴욕시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됐던 고감염성 노로바이러스가 다시 검출되면서, 보건 당국이 재확산 가능성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이 소식 손윤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겨울철 주로 발생하는 감염증인 노로바이러스가 최근 뉴욕의 하수에서 다시 검출됐습니다. 노로바이러스는 구토와 설사를 유발하는 고감염성 바이러스인데요, 최근 실시된 하수 검사에서 뉴욕

 
 
 
타임스스퀘어 ‘위싱 월’ 다시 문 열어…새해맞이 소원 적어 색종이로 뿌려진다

뉴욕의 대표 새해맞이 행사 가운데 하나인 타임스스퀘어 ‘위싱 월’이 다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새해 소원을 적을 수 있고, 이렇게 적힌 메시지는 새해 카운트다운과 함께 자정에 흩날리는 색종이 조각에 담겨 타임스스퀘어 상공을 수놓게 됩니다. 이 소식 손윤정 기자가 전합니다.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의 소원의 벽 ‘위싱 월’이 이번 주 다시 문을

 
 
 
뉴욕시 공공요금 급등…도시 ‘감당 어려운 생활비 위기’ 더 악화

기온이 떨어지면서 난방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콘에디슨의 추가 요금 인상 계획이 나오면서 이미 치솟는 생활비 부담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에너지 불안정’ 문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손윤정 기자의 보돕니다. 뉴욕시의 기온이 본격적으로 떨어지자 뉴욕

 
 
 

댓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