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퍼블릭 차지' 부활…뉴욕 이민사회 "복지 포기 우려"
트럼프 행정부가 영주권 심사 과정에서 정부 복지 혜택 이용 여부를 다시 반영하는 이른바 '퍼블릭 차지(Public Charge)' 규정을 부활시키면서 뉴욕 이민사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민자 지원단체들은 어제(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와 식료품 지원, 주거 보조 등을 받던 합법 이민자들이 영주권 취득에 불이익을 우려해 필요한 복지마저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지원 기잡니다.
뉴욕시 이민자 지원단체들이 20일 맨해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행정부의 '퍼블릭 차지' 규정 부활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새 규정은 영주권 신청자가 정부 지원에 과도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공공복지 이용 여부를 다시 고려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제도는 트럼프 1기 행정부였던 2020년 처음 시행됐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폐지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부활시키면서 오는 9월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뉴욕의 이민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메디케이드와 식품보조 프로그램인 SNAP, 주거 바우처 등을 이용하는 합법 이민자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아랍계 미국인 가족지원센터의 랜디 알리 사무총장은 "이번 규정은 지역사회와 이웃의 건강, 경제적 안정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뉴욕시 카브리니 이민서비스의 하비에르 라미레스 바론 사무총장도 "이민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과 혼란을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이민연합의 카를로스 아르나오 건강공동체 국장은 "이 같은 안전망이 사라지면 응급실 이용이 늘고, 굶주리는 학생과 노숙 위기에 놓이는 가정이 증가하는 등 예방 가능한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시민권자인 자녀와 비시민권자인 부모가 함께 사는 이른바 '혼합 신분 가족(Mixed-status families)'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국토안보부는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이민자는 스스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납세자의 공공 자원을 보호하고 복지 의존을 조장하는 정책을 끝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새 규정이 어떤 복지 프로그램이 심사 대상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채, 심사 담당 공무원의 개별 판단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르나오 국장은 "사례별 심사가 확대되면서 담당자의 개인적 편견이 개입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라티노 에이즈위원회의 로지 모타 정책국장은 "뉴욕과 미국 경제는 이민자들이 뒷받침하고 있다"며 "월드컵 기간에도 이민자들이 지역경제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연방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에는 약 2,300만 명의 비시민권자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규정 시행을 앞두고 뉴욕의 이민사회에서는 영주권 심사에 대한 불안감으로 의료와 식료품 지원 등 꼭 필요한 복지서비스 이용을 스스로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댓글